强달러 파티는 끝났다"…HSBC의 버블붕괴 시나리오

2015. 4. 30. 22:55세계정세


强달러 파티는 끝났다"…HSBC의 버블붕괴 시나리오


HSBC "전형적 자산버블 형태"..달러화 4단계중 3단계

"통화정책 재료 소진..달러 연속적 하락 임박했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달러화의 뜨거운 상승랠리도 조만간 막을 내릴 것이다.”

영국 최대 투자은행인 HSBC가 12일(현지시간) 주요 투자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달러화 상승이 끝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과 2017년 유로화 가치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데이빗 블룸 HSBC 외환담당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최근 달러화 가치 상승세가 전형적인 자산가격 버블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패턴대로라면 달러화 가치 상승세가 조만간 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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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 스트래티지스트는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5월 이후 지금까지 25% 이상 상승했다며 이는 과거 17세기 네덜란드에서의 튤립 가격 상승과 1720년대 영국 남해회사 주가를 둘러싼 버블 붕괴인 남해포말사건 등과 동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처럼 전형적인 자산가격 버블은 크게 4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가 새로운 발견(New discovery)이고, 다음이 초기 상승국면(Early rise), 이후 추가 상승국면(The pace picks up), 마지막이 연속적 하락(subsequent fall)으로, 현재 달러화 상승은 이중 세 번째 단계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발견기는 전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부양책을 쓰는 과정에서 환율 전쟁이라는 상황이 초래됐고, 이 와중에 미국 경제 회복세와 달러화 강세가 돋보이게 됐다. 

그러다 2단계 초기 상승국면이 나타났다. 이 단계에서 미국 경제 회복이 달러화 강세를 야기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면적 양적완화 시행을 지속적으로 암시하는 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양적완화를 끝낸 뒤 적당한 시기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예고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더욱 부추겼다. 

이후 3단계는 ECB가 실제 양적완화를 도입하고 연준이 구체적으로 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블룸 스트래티지스트는 특히 “이 단계가 되면 랠리는 현실과 괴리되고 만다”며 “이제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경제 펀더멘털을 보는 대신 단순히 가격이 더 뛸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달러화를 사들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ECB는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고 연준 금리 인상은 누구나가 예상하는 수순인 만큼 이같은 재료가 달러화 추가 강세를 이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기에 이제 남은 것은 연속적인 하락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HSBC는 “거대한 랠리 이후에는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에 자그마한 변화만 생겨도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한 번의 큰 혼란이 생기고 시장 참가자들이 항복하는 단계가 돼야 가격은 안정을 찾게 된다”고 지적했다. 

블룸 스트래티지스트는 “이제 (달러화 랠리라는) 파티는 끝났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