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는 계급이 아니라 하인의 신분이다.

2015. 1. 13. 11:27성경 이야기


우리가 흔히 교회에서 사용하는 종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았다종은 남의 집에서 대대로 천한 일을 하던 사람이나남에게 얽매이어 그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적혀 있다종과 비슷한 말이 바로 노예이다노예나 종은 주인의 소유로서 자유가 없이 얽매어져 있어주인의 뜻을 따라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인 셈이다그런데 하나님의 종이거나 주의 종이라고 하면 고귀한 신분으로 생각되지만하인이나 노예라고 하면 하찮은 신분처럼 여겨지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일까?

 

그런가목사는 교회에서 노예나 하인처럼 생각되며 일하고 있는가무슨 소리에요우리 목사님은 하나님의 대언자로서 고귀한 사역을 하시는 성직자예요물론 그렇게 섬기는 자세를 가지고 목사의 신분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아름다운 생각이지만성경에서 말하는 목사는 계급도 아니라 사역의 분야를 나타내는 신분일 뿐이다더 정확하게 말하자면낮은 신분으로 하인처럼 교인들을 극진히 섬겨야 하는 위치에 있다그런가?목사들이 그런 태도나 생각으로 교인들을 대하고 섬기고 있는가그런 분도 적지 않겠지만그렇지 않은 목사들이 작금의 우리네 교회에 허다한 게 사실이다그래서 오늘은 목사의 신분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어떤 사람은 선지자로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4:11)

 

목사라는 말은 성경에 딱 한번만 나온다헬라어로 포이멘이라는 말인데목자(牧者, shepherd)라는 뜻이다.목자는 양을 치는 목동으로양들을 인도해서 좋은 풀과 신선한 물을 마시게 하여 건강하고 살찌게 하는 신분을 말한다성경말씀을 잘 가르치고 영혼의 양식을 풍부하게 먹여 천국으로 인도하는 신분임은 말할 것도 없다그렇다면 이 신분이 과연 계급인가 하는 것인가성경은 목자를 계급으로 말하지 않았다무리하게 해석해서성경에 나오는 신분의 순서를 계급으로 친다고 하더라도사도예언자복음전하는 자 뒤에 나오는 걸로 봐서 그리 높은 계급은 아니다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네 교회에서는 최고의 계급이자 고귀한 신분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그렇다면 성경에서 나오는 최고의 계급을 찾아보자.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2:9)

 

구약 이스라엘 시대에 유대교의 가장 높은 계급의 차지는 대제사장을 위시한 제사장 그룹과해박한 성경지식을 가지고 성경을 필사하는 자격이 부여된 서기관성경지식을 열심히 쌓고 희생적인 신앙행위로 드높은 종교심을 드러내던 바리새인들을 들 수 있다이중에서 가장 높은 신분을 치자면 당연히 대제사장일 것이다.제사장은 아론의 후손의 혈통을 지닌 자손으로 문중이 돌아가며 대제사장을 임명했다.

 

사사시대가 끝나고 왕정시대가 시작되었다이웃국가들의 침략을 효율적으로 막아내지 못하자백성들이 강력한 통치자인 왕을 세워달라고 요구하였기 때문이다당연히 왕은 그 나라의 최고의 통치자이다그래서 사울을 필두로 다윗의 혈통에서 이스라엘 왕들이 임명되었다그러나 왕은 제사장이 하던 성전제사에는 간섭할 수가 없었다제사장의 특권인 제사를 왕이 가로채어 지냈다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이가 바로 사울 왕이다.

 

왕과 제사장의 자격을 함께 가지고 있다면 최고의 신분일 것이다그 신분이 바로 하나님의 자녀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그래서 왕 같은 제사장으로 표현한 이유이다그렇다면 당신이 목사보다 낮은 신분이 결코 아니다교회는 에클레시아라는 헬라어를 번역한 것으로무리 혹은 공동체라는 뜻이다하나님을 믿는 공동체의 일원은 계급의 차이가 없이 동등한 신분으로서모두들 하나님으로부터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목사나 평신도나 교회 안에서는 서로 섬겨야 할 대상일 뿐이다목사는 말씀을 잘 가르치고 성경적인 신앙을 훈련시키기 위해해박한 성경지식과 영적 능력리더십을 지닌 신분으로영적 양식을 잘 공급하여 양 무리를 건강하고 기름지며 살찌게 하여 구원의 강가로 인도하는 가이드일 뿐이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우리네 교회에서는 양들을 정죄하고 겁을 주어서예배의식과 희생적인 신앙행위를 강요하며 헌금을 독촉하는 폭군으로 군림하고 있음이 어찌된 일인가?

 

나의 자녀들아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씀은 너희로 죄를 범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만일 누가 죄를 범하여도 아버지 앞에서 우리에게 대언자가 있으니 곧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시라(요일2:1)

 

아니라고목사들이 하나님의 대언자라고성경에서 유일하게 대언자라 호칭을 붙인 이는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다구약시대에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명령을 전달한 유명한 예언자들조차 대언자라는 호칭을 쓰지 않았다그런데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신분이라고이는 신성모독이며 가증스러운 일이다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신분이기는 해도그가 하나님의 대언자로 세운 것이 아니다.백번 양보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친다고 해도그가 거룩한 하나님의 성품을 지니고 목적과 동기와 속내가 하나님의 뜻에 부합되며성경적으로 가르쳐야 비로소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 것이다단지 목사가 하는 말이라고 죄다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 게 아니다.

 

이렇듯 목사의 성경적인 신분은 하나님의 양 무리를 잘 인도하는 충직한 하인일 뿐이다그러므로 교회의 가장 좋은 자세는 목사나 평신도가 서로 아끼고 존중하며 섬기는 태도를 지녀야 할 것이다그러나 아쉽게도,작금의 우리네 교회는 제왕적인 목사가 적지 않게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 네가 지식을 버렸으니 나도 너를 버려 내 제사장이 되지 못하게 할 것이요 네가 네 하나님의 율법을 잊었으니 나도 네 자녀들을 잊어버리리(4:6)

 

섬기는 하인의 자세가 아니라 강압적이고 정죄하며위협하고 공갈을 치는 목사가 있는 교회는 하나님이 이끄시는 교회가 아니다그런 교회에서 죄책감에 시달리며 재산을 털리지 말고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나오시기 바란다그 교회는 하나님이 아니라 사탄이 지배하는 교회이기 때문이다양의 탈을 쓴 이리를 분별하지 못해 당하고 있다면당신이 성경지식에 무지하고 어리석은 대가를 혹독하게 지불하는 것일 뿐이다.

 

출처 : 다음카페 크리스천 영성학교, 글쓴이 쉰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