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칼럼, 성서를 금서로 정했던 역사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2016. 5. 30. 11:56성경 이야기



강덕영칼럼, 성서를 금서로 정했던 역사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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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콘스탄틴 대제가 AD 313년에 기독교로 개종한 사건은 당시 박해를 받던 기독교인들에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핍박을 당하던 교회 지도자들이 황제의 인정을 받고 후한 

봉급까지 받게 되니 이교도(異敎徒) 사제들도 기독교로 함께 개종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사제들이 개종한 것은 시대의 흐름에 의한 형식적인 개종이지 실제적인 개종은 아니었다.

그들은 예전에 갖던 다신교의 사상과 가치를 버리지 않고 갖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의 생각이 

기독교에 유입되는 결과가 된 것이다. 이들로 인해 초대 교회의 신실한 성도들은 크게 실망하고 

일부는 교회를 떠나기도 했다. 심지어 요한계시록에 예언된 적그리스도가 로마 교회의 교황이라는 

유언비어까지 난무하는 결과를 낳았다. 로마 교회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를 묵과하지 않고 

요한계시록을 읽지 못하게 했으며 읽는 이들을 박해했다. 그러자 이들은 박해를 피해 사막으로 

또 산 속으로 피신해 생활하게 된다. 그 흔적들이 지금까지 유적으로 많이 남아 있다.

로마 교회는 처음엔 성경 모두를 금서로 정하지 않았다. 대신 가톨릭의 교리와 신조를 

교인들에게 교육했다. 또한 사제 중심의 교회로 구조 개편을 하기 위해 성례(聖禮)주의를 

강조했던 것이다. 그런데 교회가 점차 세속화되면서 타락한 교회를 떠나 경건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수도원 운동으로 나타나게 된 것으로 역사가들은 평가한다.

여기서 우리는 프랑스 리용에 살던 부자 피터 왈드의 삶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성경의 말씀을 추구하면서 반교회적인 운동을 전개했다. 그는 성경을 읽고 개종한 후, 

성경대로 믿고 살 것을 주장하는 운동을 전개했다. 교회의 부정, 부패의 원인은 말씀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된다고 생각한 그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아낌없이 팔아 성경을 번역하고 

보급하는 데 인생을 걸었다.

왈도를 따르는 무리가 점점 많아지면서 이에 크게 위협을 느낀 천주교회는 1229년 발렌시아 

공의회에서 회의를 열어 왈도 파를 이단으로 정죄했다. 그리고 성경을 평신도나 하층의 

성직자가 읽을 수 없도록 금서로 지정해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13세기 후의 성도들은 성경 없이 기독교를 믿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무지와 미신이 

왕 노릇하는 시대가 되었고, ‘무지는 헌신의 어머니’라는 격언이 퍼졌다. 이에 따라 성자숭배나 

성물숭배 같은 미신이 판치는 사회가 되었다. 왈도 파는 계속 박해를 받았고, 결국 약 100만 명이 

순교를 당하는 역사적인 큰 사건이 벌어졌다.

이 왈도 파의 신앙사상은 성경으로 돌아가 그리스도를 신앙의 중심으로 삼고 사도의 교훈을

 따라야 하며, 인위적인 가톨릭 신조를 거부하고 평신도들에게도 성경에 따라 복음을 전파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또 설교하는 것을 의무로 삼고 연옥과 같은 교리, 

죽은 자를 위한 기도, 미사를 부정했다. 가톨릭이 정한 성탄절, 금식일 등도 부정하고, 

성인, 성상, 성물, 십자가 등을 경배에서 배격하며, 특히 마리아 숭배 교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왈도 파의 영향은 충성스러움, 깨끗한 마음, 성경에 대한 순종으로 뒤에 이어진 

후스 파의 길을 닦아준 셈이 됐다. 또 마틴 루터가 일으킨 종교 개혁의 선봉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루터의 종교 개혁은 영적으로 방황하던 루터에게 비텐베르크의 대학에서 성경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한 수도원장의 허락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수도원에서 시편을 연구할 수 있었는데, 

22편의 말씀이 바로 메시아에 대해서 예언하고 있는 말씀임을 알았다.

루터는 전통에 기초한 교회의 권위를 부정하고 오직 성경의 권위만을 강조했다. 교황의 

권위는 성경의 권위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성경을 번역해 발간하고 

모든 성도가 읽을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종교개혁을 했다. 결국 이 종교개혁으로 

오늘날 우리가 성경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행복을 갖게 된 것이다.

나는 크리스천의 한 사람으로 성경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 성경은 기독교인의 신앙을 성장시키는 자양분이자 

하나님과 교통할 수 있는 영적 통로라고 생각한다. 

한 때 종교권력에 의해 금서로 지정될 수밖에 없었던 성경. 그러나 이제 성경을 

마음껏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목숨을 내놓고 저항하다 순교당한 수많은 신앙선배들의 

노력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종교가 권력과 결탁할 때 부패로 이어지고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을 구원이 아닌 타락과 절망으로 몰고 가게 된다는 사실을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 글은 독서신문 ‘책과 삶’의 원고청탁을 받아 쓴 원고로 1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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