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있어도 못썼다. 생활비만 바꿔주던 1962년 화폐개혁 I.

2013. 5. 24. 11:13생존전략



돈있어도 못썼다. 생활비만 바꿔주던 1962년 화폐개혁 I.

1953년 이승만 정부가 기존의 100원을 1환으로 바꾸는 화폐개혁을 실시했지만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그 화폐개혁을 무색케 만들었다.
그 후의 1962년 박정희 혁명정부 화폐개혁은 북한의 2009년 화폐개혁의 교과서로 사용되었다고 일컬어질 만큼 갑작스럽고 강제적인 것이었다.
1962년의 6월 9일 토요일 밤 10시에 발표된 화폐개혁이라는 뉴스는 사람들이 다음날인 6월 10일 일요일부터 거의 모두 다 은행으로 달려가 집에 있던 지폐를 새로 발행해준다는 지폐로 바꾸라는 것이었다. 개혁비율은 10대1일이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10환을 1원으로 바꾼다는 것이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새돈으로 바꿀 수 있는 기간을 일요일 단 하루만 주었고 시골 사람들에게는 하루, 이틀을 더 주었다. 해외근무 등의 사정이 있는 사람은 나중에 신고할 수 있게도 해주었는데, 여러가지 사정을 봐주는 과정에서 동네 이장의 역할은 매우 큰 것이었다.
국민들의 대다수가 시외로 시골로 전화하는데 정신이 없었다. 부모에게 친지에게 돈을 바꾸라고 일러주는 사람들의 전화, 타지에 나가 있어서 자신의 사정을 가족과 상의하는 전화들이었다.

자기가 얼마의 돈을 가지고 있는지도 신고해야 하는데 문제는 자기가 아무리 많은 돈을 은행에 가져가도 조금의 새돈으로만 바꿔준다는 것이다.
국민 일인당 헌돈에서 새돈으로 교환해주는 한도가 정해져 있었다. 많은 돈이든 적은 돈이든 어떻게 교환을 언제 교환을 해줄지는 아직 발표가 없었고, 그냥 뭉텡이로 헌돈을 갖다줘도 같은 양의 새돈을 지급받았다. 이른바 국민들의 생활비 명목으로 아주 적은 돈만 바꿔주었다.
생활비조로 6월17일까지 하루에 일인당 500원씩만 교환해준다는 것이었다.
생필품을 미리 사재기 하는 사람에게는 징역 10년 등의 벌이 정해졌다.
온국민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5천환 이상 있는 사람은 돈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배급적인 새돈 5백원만 교환받아 쓸 수 있었던 강제적인 상황이었다.
이런 조치를 면하기 위해, 바꿀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돈을 바꿔서 주면 수고비를 주겠다는 돈(구돈) 많은 사람들도 있었다.

 

출처: 달러와 금 관련 경제소식들/스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