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 도시 생존 계획 - 나의 일기

2015. 1. 21. 09:16생존전략




 

생존21C카페에서 활동중이신 스탠리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스탠리님은 미국에서 거주 중이시라

우리나라 상황과는 다른 부분들이 있지만

경제 붕괴에 따른 사회혼란과 그 대비라는 측면에서 쓰신 가상 시나리오로

경제붕괴를 우려하시는 분들의 준비에 도움이 되실 것 같아 퍼왔습니다.

기본 시나리오는 미국의 Survival Forum이 프레퍼들이 의견을 나눈결과 도출된 것이고

상황별 스토리는 스탠리님이 가상으로 쓰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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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daum.net/push21/MYg7/188


제 경우를 일기식으로 정리해봅니다. 모든 것을 다 적을 순 없고해서 중요한 것들만 정리합니다.

저는 촌동네 사는지라 대도시와는 많이 다를것입니다. 집에서 5분만 나가면 광활한 황무지입니다.

물론 작은 번화가도 있고 백화점도(ㅎㅎㅎ) 있는 동네입니다.....인구는 30만이 넘습니다만 개발

상태는 촌이라는 의미지요....

모든 내용은 참조용입니다. 사람이 10사람 있으면 유사하지만 세부적인 것은 모두 틀리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동참하는 이가 있으면 훨씬 쉬워집니다.

재미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쓰다보니 무슨 3류 소설같이 되버렸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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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 달러 붕괴가 시작된다. 주유소에선 현금만 받는다. 금가격이 최고로 올라간다.

오후 3시에 뉴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일부 메이저 은행들이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했다는 소리다.

뭔소리여 ? 집에 있던 현금을 들고 즉시 튀어나간다.

집에 현금 5000불을 구비해 놓았지만 구매력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고민. 주유소로 가는 길에 이미 은행에서는

현금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줄이 백미터가 넘는다. 나는 혼자라서, 거기서 시간을 소모하고 있을 틈이 없다.

최단 시간내 가장 중요한 것들을 사야한다. 내 리스트에는 1번이 프로판가스다. 주유소엔 아직 프로판가스가 남아 있고가격은 평소 25불인데 하루만 지나면 수백불로 올라갈거다. 나는 가장 가까운 주유소에서 10kg 프로판 가스를 10캔 정도 산다. 그리고 순위 2번인 등유도 40리터를 산다. 아직 촌동네 주유소엔 그다지 사람이 없다.



그리고 잽싸게 한국 마켓에 간다. 거기는 이미 눈치빠른 몇몇이 와서 싹쓸이를 하고 있다. 주인아저씨하고

물건으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더 달라, 안된다....저러다 총기 사고만 안나기를 빈다. 나는 반찬류 통조림

하고, 스팸 깡통, 고등어, 꽁치 통조림을 50개쯤 담았다. 쌀은...집에 충분하다. 그리고 라면 5박스 ( 차에 안들어

간다...더 이상은 )를 싣고 잽싸게 돌아왔다. 다시 갔을때, 이미 셔터는 내려져 있었다. 그냥 돌아왔다....왜냐하면

그 앞에 수십명이 문을 두드리고 있었기 때문에...



금 가격이 올라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 나중에 목숨하고 바꿀수도 있기에...잘 가지고 있는다.

남는 시간엔 집에서 식량 재고를 정리하고 실탄을 준비, 총기를 손질해둔다.

식량은 일년치를 가지고 있기에 어느정도 후순위지만 기회가 닿으면 언제든지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

2일차 - 가치가 떨어진 달러로 인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란 말들이 오간다.

슈퍼마켓엔 아무것도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식량 공급이 중단된다.(기름이 없어서)

어느 나라도 달러를 원하지 않는다. 대다수 나라도 금융붕괴의 효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거리에 차가 있긴한데 크게 없어 한산하다. 이상하다. 모두 피난 갈 줄 알았는데...그런데 그 차가 몽땅 슈퍼에

몰려있다. 이제 슈퍼는 텅텅비었고 개밥조차도 없다. 사람들은 빈 슈퍼마켓에서 하나라도 더 물건을 건지려

아우성이지만 하루만에 물건은 동이 나 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을 그만 둔다.


자전거를 써야겠다. 5만원짜리 자전거는 필수. 거기에 뒤에 조그만 카트를 하나 달아놨다. 이 자전거는 앞에

바구니가 달려있는 여성용이다. 그러나 짐운반에는 더없이 편리하다. 물론....항상 총을 휴대해야겠지.

식량을 헤아려봤더니 1년 2개월은 버틸것 같다. 여기서 대도시로 나가려면 중간에 주유소에 들러 가득채워야

도착을 할 정도의 거리다. 위험을 무릎쓰고 가기는 어렵다. 가다가 차가 서면....아무것도 안된다. 강도를 만나면

목숨걸고 건파이팅을 해야하는데....아직 이동네서 머무르는게 더 나은 방법일것 같다.



아직 전기가 들어온다.. 모든 장비는 모두 충전을 해두었고 Bug Out Bag을 꺼내 항상 입구에 둔다.

며칠은 사람들이 버틸것이다...그러나 아이들이 굶기 시작하면 눈 뒤집힌 사람들이 거리로 나올것인데....

( 난 항상 아이들이.....방아쇠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 티브이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 이미 대도시에는 굶어

쓰러지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과 비만인 사람들이 허기와 식량의 부족, 의약품 공급

중단으로 인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란다. 그냥 멍할 뿐이다.....귀에서 소리가 나는것 같다....



내일 부터는 태양광으로 충전을 시작해야겠다. 남은 시간은 비축해둔 알루미늄 호일과 덕테잎으로 창문을 막는

작업을 했다. 이제 집은 아무런 빛도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않는다.

배고프다.....하루종일 긴장상태에서 지냈더니 지친다...대강 씻고..잠을 잔다.

3일차 - 은행이 문을 닫는다. 하루에 인당 200불만(20만원) 인출이 가능하다. 주식시장은

자유낙하 중이다. 총기점엔 모든 총이나 실탄이 동이 난다. 가격은 하늘로 치솟지만

오직 무기는 금이나 은으로만 구입이 가능하다.



5000불로 충분했다. 왜냐하면 그 이상 물건을 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은행에 달려간들 무용지물이다.

집에 보관하고 있는 물건은 지금 시세로 치면 억대로 넘어간다. 순식간에 물가는 하늘로 치솟고 있다.

자전거로 슬슬 한국인이 운영하는 마켓에 가본다. 문은 잠겨있으나 셔터가 올라가 있다. 내부가 난장판인

것은 들여다 보인다. 쌀이든 된장이든 남아있는 것이 없다.

전화는 아직 정상이다. 친구인 웨인에게 전화를 했다. 그 친구 자기 차고에서 실탄과 화기들을 정비중이다.

"웨인, 너 강도짓이라도 할려고 ?" "가능하면 안하지" "그런 말이 어딨나?" "살기 위해서라면 총을

쓸거다" "남을 해치고? " "........."

이 사람....평범한 사람이다....총은 좋지 않다....남을 쉽게 죽이게 만든다...



4일차 - 식량난에 허덕이는 도시민들, 주식시장은 열리나 곧 다시 닫힌다. 정부는 비상경제대책을

위해 회의를 연다. 그러나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어떠한 것도 소용이 없다.

재정적자를 메꾸기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인쇄했던 것이다.

집 앞에 사람들이 모여서 수군거린다. 왠일일까. 충전을 위해 만들어놓은 작은 틈에 이튼 라디오를

올려놓고 상의에 권총을 집어넣고 밖에 나가본다. 다행히 모두 이웃이다. 그런데...그 불안감.....

동네 경찰서 출석율이 30%란다....옆 집에 사는 햄버거 장사 로버트는 4시간 떨어진 도시로 가려하고

있다. 그 동네에 친구들이 많다고 한다. 돈도 없고, 휘발유는 다행이 20리터 정도 더 있나보다. 아직

사람들은 이러다 말겠지....하는 눈치다.



로버트가 불쑥 내게 총이 있다면 팔라고 한다. 그는 내가 사격장 다니는 걸 안다. 그러나 자신의

TV나 노트북을 주겠다고 하니....팔 수가 없다. 그건 쓸모가 없는 물건.... 입에서 너 혹시 햄이나 다른

통조림있냐고 말이 튀어나오려다 가까스로 참았다.


남들이 듣는 와중에 그런 거래를 하는것은 자살 행위다. 누군가가 내가 뭘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너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앞집에 사는 목수 제임스는 마침 집에 먹을것도 하나도 없고 문제가 터지는데도 대충 뭔 일 있겠어

하다가 지금 안절부절이다. 아내가 곧 해산인데....병원이 문을 다 닫았고 한군데 응급실도 의사도

약품도 없다는거였다. 그래서 이 친구...자신의 할머니가 루지애나에서 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산파를

할 줄 아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 판국에 루지애나에서 여기까지면...휘발유가 얼마나 드는데....

그리고 오후에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무기한 무급 휴가.


5일차 - 은행 휴업이 시작된다. 가족들은 서로 의지를 하기위해 모여들고, 연금 수령도 불가능해진다.

점차 응급서비스 조차도 운영이 불가능 해지는 지역이 늘어난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돌아다닌다. 집집마다 두드리고 뭘 물어보고 있다. 나는 큰 파티션을 사서

문앞에 두었다. 안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함이다. 그 사람들 음식을 구하고 있다. 주로 아이들 때문이다.



이제 슬슬 가장 험악한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지금이야 애원을 하겠지만....나중엔....

이럴땐 혼자라는 것이 아쉽다. 상대방이 머저리들이 아닌 다음에야 쪽수를 당해낼 수는 없다.

뭔가 먹을때도 뒷마당 구석에 나가서 천천히 먹는다. 집안에 음식 냄새가 나면 골치아픈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앞 집 사람들이 오후에 다시 왔다. 식량을 구하러 갈 건데 같이 갈것이냐...같이 가겠다고 했다.

같이 나가겠다고 하고선 건전지, 스팸 서너통, 작은 또르띠야 한 봉지를 비닐로 싸서 그 집 뒷마당에

던져 넣었다. 발견해라...이 양반들아....새들이 쪼기 전에... (나중에 안거지만 제임스는 빨리 발견했다..)



그런데 차를 몰고 나온다...나는 차로 가면 안되는 이유를 설명을 했지만 듣질 않았다. 나는 걸어가겠다고

한다음 작은 배낭을 하나 매고 그 위에 점퍼를 덮쳐 입었다. 그리고 걷기 시작했다.

동네를 벗어나기도 전에 보기 드물게 경찰이 지나갔다. 그 사람은 보안관으로 67세된 할아버지다.

나보고 어딜가냐고 물었다. 대답은 안하고 혹시 MRE 있냐고....물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하나 툭 던져준다.

이게 마지막이란다. 믿을 수 없지.... 뒤이어 온 사람에게도 한두개를 집어주고 그러는 사이, 사람들이 와글와글

몰려든다. 좀비같다.



창문을 올리고는 가버렸다. 그래도 MRE 열개쯤 나눠준것 같다. 나는 내가 받은 걸 앞집 제임스에게

줘버렸다. 그 놈 그걸 줬더니 아까 내가 뒷 마당으로 던져넣은 건전지를 하나 준다. 아직 사람들이

인간성을 잃지 않은게 다행이다.

전기가 나가면 물은 3일을 못간다. 이게 일반적인 룰이다. 물론 그보다 짧은 경우도 많겠지.

집에 물은 최대한 저장완료 했다. 대형 BPA Free물통에 250리터, 워터밥 2개로 450리터, 작은 20리터

2개, 그외에 작은 2리터 PET 물통 여러개. 아직 수원지에서는 다른 문제가 있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우리집에서 약 500미터 정도가면 작은 천이 하나 있다. 수질은 B-급이다. 거기서 500미터를 더 가면

댐이 있다. 이 두군데가 나의 수원이다. 물론, 사람들은 모두 여길 생각하고 있을거다.



시간이 있을 때, 수동펌프를 뒷마당에 설치 안한것이 후회가 되기도 한다. 설치 안한 이유는 사람들이

몰려들까봐이다. 집에 사람들이 왕래를 하면 그만큼 더 위험하다.

자전거 카트에 물통을 넣고 한 번 가본다. 아무도 없다. 일반 사람들은 아무도 물이 끊길거라는 생각을

안한다. 연습삼아 40리터 물을 싣고 집으로 돌아와본다. 2집 떨어진 곳의 이웃이(친하진 않은) 그게 뭐냐고

묻는다. 그리고 너는 밥을 뭘로 먹냐고 물어본다. 씩 웃고는 영어를 못알아듣는 것처럼하고는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부터는 밤에 움직여야 하겠다. 그리고...물 40리터 나르는 일이 장난이 아니란 걸 오늘 알게

되었다. 땀을 그 만큼 흘린것 같다. 이대로는 안된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길어온 물을 내의천을 써서 거르고는 정수기에 부어본다. 부유물은 없었으나 특유의 비린내가 난다.

잠시 잠을 잤다. 1시간 정도 지나고 눈을 뜨니 정수기 물이 걸러졌다. 그러나 그 비린내는 여전하다.

거른후엔 많이 약해졌지만 그냥 마시기엔 불안해서 증류기에 끓인다. 나중엔 집에 사놓은 석탄 20푸대로

견뎌야 하고 그 후엔.....아직 모르겠다. 집을 부술순 없고.....



증류기 나온물은 OK다 아무 냄새도, 이물질도 없다. 한컵 주욱 마신다. 그리고 영양제 한 알.

6일차 - 전세계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다. 경제붕괴는 광범위한 지역과 국가에 퍼졌다.

미국에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그리고 전기가 나갔다...반복한다...전기가 나갔다.

올 것이 왔다. 이제 암흑 천지다. 밤이 되자 사방에서 후레쉬 불빛이 보인다. 집안에서 램프를 켠 사람들도

보인다. 나는 제일 처음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 램프에 불을 붙인다. 그리고 집 밖으로 나가서 빛이 새는 곳이

있는 모두 확인한다. 없다. 다행.



집에서 바로 앞이 보일락 말락하게 불을 맞춰놓고 총기 손질을 한다. 절대 불을 쳐다보면 안된다.

야간에 적응을 해야 빛이 없어도 움직이는데 유리하다.

설사를 조금 한다. 어제 마신 물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나보다. 그래도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다.

계속해서 마시면 적응이 되겠지. 식사량이 줄어 속이 몹시 쓰리다....적응을 할 때까진 비축한 제산제로

버텨야 한다. 담배가 한 보루 남았다. 하루에 한가치로 룰을 정한다.

7일차 - 국가 방위군이 질서회복을 위해 소집되었다.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그러나 아직 많은 군인들이

해외에 있고, 상당수의 국가 방위군은 소집에 불응한다. 현금은 이제 종이다. 금과 은만 통용된다.

물물교환이 시작된다.



사람들이 없어졌다. 하나씩 둘 씩 다른 지방으로 떠나고 있다. 이제 동네가 조용하다. 우리 동네는 국경의

자유무역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라 경제가 망가지자 어느 누구도 이곳에 있으려 하지 않았다.

모두 자기 고향으로 돌아간 모양이다.

나는 아침 저녁 텅 빈 거리에서 사람들의 흔적을 찾지만 아무것도 없다. 집은 에어컨이 안돌아 실내온도가

28도 ~ 33도를 오르락 내리락한다. 그나마 습기가 없길래 망정이지 비라도 왔으면 못견딜것 같다. 아니다

비라도 와야 물이 생기는데....딜레마군. 비오면 모기나 습진을 조심해야 한다....


경제가 붕괴되고 일주일만에 동네는 텅빈 상태였고 이 지역 원주민인 멕시칸들만 가끔 보인다. 곧 구호차가

도착할거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언제가 될지... 밤에 아예 경찰서 앞에 가서 잘까 생각중이다. 이 동네 파출소

같은 곳에는 늙은 보안관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간혹 다른 멤버가 보이긴 하는데 무장은 하고 있지 않다.

오늘 자전거로 번화가엘 가봤다. 삼삼오오 사람들이 구석에 모여있긴 했지만 별로 색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웨인은 이미 시카고로 갔고, 전화도 잘 안되는 상황.



하루에 한 번씩 물을 길어와야 한다...그래야 그나마 화장실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위생. 중요한 것이다.

셀코 이야기를 보면 위생불량으로 인해 죽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사회 안전망이 붕괴된 지금 아직은

스스로 돌보면서 견디고 있지만 작은 문제로도 혼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더욱 더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 물은 나오고 있지만 나올때 적응을 해야 한다.... )

시간이 나면 라디오를 틀어놓는다. 집안에 작은 틈에 라디오를 얹어 놓고 항상 틀어놓는데 계속해서

구호활동을 연방 정부에서 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거기다가 시위대를 진압하다가 사람이

죽은 사건 등등...사실 시간만 남아 돌아간다.



노트북이고 뭐고 아무런 문명의 이기가 없어 노트에 일기를 적기 시작한다.

8일차 - 전기는 복구가 안되고 있다. 일부 전기가 들어오는 지역도 있으나 아주 적은 시간만 공급이 된다.

라디오 방송국은 여전히 작동이 되고 있으나 무선 아마추어 햄을 통해 뉴스가 더 빨리 퍼진다.

옆 집 로버트네 뒷마당에 있던 큰 물통 (목욕조 같은)을 끌어서 우리집 뒷마당에 두고 물을 받아둔다.

로버트는 이미 자기 동네로 아이들과 부인을 데리고 떠났다. 로버트는 그나마 햄버그 장사를 해서 그런지

집에 햄버그 빵, 패티가 많았나 보다. 떠나기 전에 동네 사람들에게 다 나눠주고 갔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생존 그 자체를 위해...모든것에 눈을 감았다. 물론, 기회가 되면 되갚아야겟지.

밤에 지붕에 올라갔다가 불빛이 환한 지역이 있어 너무 놀랬다. 자전거를 타고 도시 중심가쪽으로 가니

보안관 사무실, 국경수비대 건물엔 전기가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 앞에 모여 있었다.

다행히 시위는 없었다. 거기서 사람들에게 물이나 다른 물자들을 조금 나눠주고 있었다.

난 모인 사람들의 위생상태를 관찰했는데 아직 물이 나와서 그런지 별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아직 물은 문제가 아니었다. 다들 음식이 문제였다. 난 크래커 한봉지를 받았다. 입에 넣어서

씹고 있자니....과자먹은지가 수십년은 된듯이 느껴졌다.



놀랍게도 여자와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말을 하다보니 그들은 이동할 방법이나

수단조차 없어 할 수 없이 남은 사람들이었고...대다수 그렇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국경수비대 건물까지

수 KM를 불빛하나를 보고 아이들을 업고 걸리고 해서 온 사람들이었다.

국경수비대 사람들이 내일 식량차가 올지도 모른단다. 당연히 그럼 여기서 노숙을 해야지 !!

9일차 - 물이 안나온다. 진정한 공포가 시작되고 있다.

물이 안나오자 이상한 허탈감 같은것이 들었다. 뭔가 삶의 바닥이 무너져버린 듯한 느낌 ? 하여간 이제

물과의 전쟁이다. 지면? 죽는다고 봐야지...



뒷마당에 로켓 보일러를 만들었다. 높이는 약 1m50cm정도. 가능한 연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연소구의

길이를 길게 했다. 뭐 그렇다고 연기가 안날수는 없지만. 주 목적은 증류다.

흙과 내화벽돌 20장으로 급조한 것이지만 작동은 잘했다. 그러나 연기는 크게 줄지는 않네. 그 위에

더치오븐 스탠드(삼각발)를 걸고 거기에 증류기를 달았다. 물은 비교적 잘나왔다. 분해되서 차고에 있는

태양열 조리기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날씨가 흐리다.



국경 수비대가 말한 구호차는 오지 않았다. 구호차가 오지 않자 절망적이 된 사람들은 수비대 대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국경 수비대 대원들의 식량이 목적이 되버린거다. 국경수비대

대원들도 수적으로 열세인 것을 아는지라 여차하면 총을 뽑아들 기세였고 사람들은...굶어서 눈에 뵈는게

없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자 말자 집에 있던 자물쇠와 쇠파이프로 문을 보강했다.

중세시대 문처럼 빗장을 만들었다. 물론....이정도는 사람에게 유효한 정도다. 도끼나...차량엔 버틸수가

없는 문이다. 나는 집의 대문을 이용하지 않는다. 건물뒤로 돌아가서 항상 부엌 뒷문으로 들어온다.

그리고는 얼굴만 씻고...첨으로 닭고기 캔수프를 따고....짭조름한 국물까지 모두 마시고는 잠에 빠져 들었다.

침대 바로 옆에 산탄총을 세워두고서.


10일차 - 어떠한 비상지원도 불가능한 상태다. 경찰, 소방관, 응급구조원들은 대다수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 집에 머무르고 있다. 동네 주민들끼리 자경단을 만들기 시작한다. 어떤 동네는 성공하고

어떤 동네는 실패한다.

정부의 모든 노력은 실패하고 범죄자들도 조직을 만들기 시작한다. 계엄령이 선포된다.

동네를 보호할 사람들이 없다. 보호할 대상도 없다. 먹을것이 없어진 지금, 누구도 거기 남아 있으려 하지 않는다.

자경단을 만드는 것은 지켜야할 것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여러 사람이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하에서

목숨을 담보로 한 자경단에 지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동네는 자경단이 없다. 갱들이 덤비면 그걸로 끝장일 것이다. 국경 수비대는 유지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나에겐 위안이다. 적어도 멕시코 마피아를 상대로 싸우는 일은 적을테니 말이다.

바로 옆 블럭에선 노인들이 자경단을 조직한 것 같다. 물통을 들고 오다보니 나를 부른다. 손에 엽총이 들려

있다. 그러나 옆동네 산다하니...별 말없이 보내준다. 그러면서 이사오란다. 한 명이라도 더 있어야 좋겠지.

고민중...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