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세계 대전은 인류의 숙명?!

2014. 4. 15. 10:143차세계대전







역사 속 유명한 예언가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인류 전체에 커다란 위기를 불러올 초대형 전쟁을 예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제3차 세계 대전 말이다. 과연 예언가들은 언제 어떻게 3차 대전이 발발하리라고 예고했을까. 그리고 그 양상은 어떻게 내다봤을까.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발발할 가능성이 있는 세계 대전. 핵무기로 인해 지구의 모든 생명이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 2차 대전처럼 전체주의 국가가 다시 생겨나 전쟁을 일으킬 확률도 매우 높다. 3차 대전이 일어난다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전쟁에 참가하게 될 것이다.”

이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백과’에 설명되어 있는 제3차 세계대전의 모습이다. 위키백과의 특성상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3차 대전이 지구 종말로 이어질 개연성만큼은 웬만큼 공감이 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단적으로 인류 공멸을 촉발할 수 있는 핵전쟁만 해도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인도, 파키스탄,이스라엘 등의 공식·비공식 핵무기 보유국이 최악의 상황에서 사생결단 식의 핵무기 사용을 배재하기 어렵다.

제3차 세계 대전이 정말로 발발하게 될까. 적어도 과거의 예언가들은 그럴 것이라는데 한 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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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과 인류 종말

15세기 영국의 예언가 우르슬라 사우데일. 본명보다는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 쉽톤 부인으로 더 잘 알려진 이 고릿적 예언가는 수백 년 뒤에 ‘말(馬)없이 가는 마차’, ‘눈 깜빡 할 사이 하늘을 나는 기구’의 등장을 예언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동차와 항공기말이다. 그녀는 3차 대전에 대해서도 예언을 남겼다.

“흉측한 범죄가 만연할 무렵 용의 꼬리가 전 세계 하늘에 드리운다. 발버둥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학자들은 예언에 언급된 ‘용의 꼬리’를 핵무기가 하늘을 날아가는 모습이라 해석한다. 3차 대전이 핵전쟁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비슷한 견해를 피력한 이는 또 있다. 1996년 타계한 불가리아의 맹인 예언가 바바 뱅가다. 시골마을의 약초치료사이기도 했던 뱅가는 자신과 늘 함께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생명체들이 현재와 미래에 대해 모든 것을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영국 다이애나비의 죽음, 러시아 쿠르스크 잠수함 침몰 사고, 미국 9·11 테러 등을 정확히 알아맞힌 것 역시 그 생명체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그녀는 3차 대전이 평범한 분쟁으로 시작돼서 핵무기와 화학무기가 동원되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 전쟁에 의해 발생한 방사성 낙진이 떨어지면서 북반구에는 어떤 동식물도 살아남지 못한다. 또한 화학무기의 사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부암과 피부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나 지구가 멸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뱅가는 전쟁이 2010년 11월 시작돼 2014년 10월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1년여가 남아있기는 해도 현재로서는 그런 사태가 일어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참고로 뱅가는 5079년을 지구 종말의 해로 봤다. 그녀의 예언에 의하면 그때까지 인류의 운명은 실로 버라이어티하다. 2125년 외계지적생명체 신호 포착, 2164년 인간의 신체조직을 지닌 동물 탄생, 2288년 시간여행 가능, 3797년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멸절(滅絶) 및 인류의 외계행성 정착, 4304년 모든 질병 극복, 4599년 영생(永生)의 기술 확보 등이 그녀가 내다본 인류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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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계의 거두- 노스트라다무스는 ‘마부스(Mabus)’라는 존재에 의한 3차 대전 발발을 예언했다. 하지만 2012년 종말 처럼 그의 예언 중에는 빗나간 것도 많다.


문제적 지도자의 등장

물론 희대의 예언가들이 모두 3차 대전을 놓고 핵전쟁이라는 다소 평이한(?) 의견을 개진한 것은 아니다. 예언계의 슈퍼스타인 노스트라다무스도 여기에 속한다. 

그는 운율을 맞춘 일종의 시(詩) 형태로 예언을 남긴 탓에 해석이 난해하고 모호하기로 유명하다. 저서 ‘제세기’에 1,000여편 이상의 4행시가 수록돼 있는데, 3797년까지의 주요한 역사적 사건이 암시되어 있다. 이 가운데 전쟁을 예고하는 부분과 관련해 노스트라다무스는 특정 인물에 주목했다.

“혜성이 날아올 때 ‘마부스(Mabus)’가 나타나 지구를 멸망에 빠뜨릴 것이다.”

여기서 그가 말한 마부스는 전쟁을 일으키는 ‘적(敵)그리스도’적인 인물을 의미한다. 혹시 노스트라다무스가 독재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3차 대전을 촉발할 미래의 지도자에 대해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남긴 것은 아닐까. 실제로 일찍이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서에는 ‘나파로이’와 ‘히스터(Hister)’가 거론된 바 있다. 연구가들은 ‘이탈리아 인근에서 황제가 나타나지만 제국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나파로이는 나폴레옹, ‘오스트리아 산중에서 태어나 폴란드와 헝가리를 지켜주겠다고 나서지만 그 최후는 아무도 알 수 없을’ 히스터는 히틀러로 해석하고 있다.

결국 세 번째이자 마지막 문제인물로 지목된 마부스는 아직 누군지 알 수 없다. 갖가지 추측만 난무한 가운데 한동안 미 해군성 장관 레이 메이버스(Ray Mabus)가 네티즌들의 도마 위에 올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한편 중국 예언서 ‘추배도(推背圖)’에는 노스트라다무스와 전혀 다른 의견이 제시되어 있다. 3차 대전이 일어나기는 하겠지만 때마침 등장한 구원자로 인해 인류는 평화를 되찾을 것이라는 것이다.

“극악한 상황에서 변화가 생긴다. 파란 서양과 빨간 동양이 싸울 때 신의 아들이 나타나 평화를 준다. 두 나라 사이에서 태어난 서양화된 동양 사람이 전쟁을 끝낸다.”

추배도는 7세기 당나라 태종 때 관상학자 원천강과 천문학자 이순풍이 나라의 흥망성쇠를 점치며 만든 책이다. 글과 함께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여기에 담겨 있는 60가지 예언 중 55가지가 대체로 맞아떨어졌다고 알려진다. 남은 5가지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이 바로 3차 대전에 관한 것이다. 추배도에 적시된 3차 대전의 모습은 이렇다. 

“날아다니는 것이 새가 아니고 헤엄치는 것이 물고기가 아니다. 이 전쟁은 병사들에 의존하지 않는 기술전이다. 끝없는 죽음의 연기,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가 다가온다.”

이런 내용과 함께 대륙을 사이에 두고 불침을 쏘는 병사들, 서로 대치하고 있는 두 마리의 새와 두 마리의 물고기 그림이 그려져 있다. 연구자들은 이를 태평양을 사이에 둔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이 발발한 상황으로 해석한다. 그리고 ‘병사들에 의존하지 않는 기술전’이라는 점에서 물리적 전쟁이 아닌 다른 방식의 싸움이 일어난다는 예언이라 풀이한다. 위성을 활용한 우주전, 해커들이 주도하는 사이버전쟁 같은 첨단과학 전쟁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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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무기 


3차 대전에 대한 예언은 이외에도 또 있다. 18세기 독일의 노스트라다무스라 불린 마티아스 스톰버거의 경우 세 번의 세계 대전을 예언했다. 이와 관련 2차 대전 직전 스톰버거의 예언에 자신들의 멸망이 언급돼 있음을 알아버린 독일 나치 정부가 그의 예언서를 모조리 수거해 불태워 버렸으며, 그전에 해외로 반출된 일부만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아무튼 그는 세 차례의 세계 대전을 이렇게 묘사했다.

“숲 외곽에 철도가 완성되고, 철의 괴물이 나타나면서 전쟁이 시작된다. 첫 전쟁이 끝나고 20~30년이 지나지 않아 더 큰 전쟁이 일어나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죽는다. 하늘에서 불이 떨어져 거대한 도시들이 파괴될 것이다. 이 전쟁 후 세 번째 참사가 다가온다. 인간이 만든 무시무시한 무기가 동원되는데 전 세계 모든 나라는 눈을 뜬 채 참사를 겪게 된다. 무슨 일인지 알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할 것이다.”

그가 설명하는 3차 대전 또한 추배도에 적혀 있는 ‘병사들에 의존하지 않는 기술전’과 마찬가지로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 대체로 1차, 2차 대전과는 다른 형태의 전쟁이라는 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첨단 과학 전쟁이 아니라면 자연재해나 질병과 같은 간접적 형태가 될 것으로 해석된다. 

‘인간이 만든 무시무시한 무기’라는 구절을 감안하면 핵전쟁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지만 유전자 조작을 통해 반사 신경이 초인에 가까운 슈퍼 군인을 양산한다는 스토리가 공공연한 세상이니 만큼 지금의 상식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원인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덧붙여 스톰버거는 3차 대전의 결과를 파멸이라 전했다.

“누구도 인류를 구원하지 못한다. 고통이 지속되면서 세상은 끝을 맞이한다. 하늘과 땅은 불타고 모든 것이 끝난다. 종말의 공포는 인류를 하찮은 존재로 만들 것이다.”

1926년 64세를 일기로 타계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예언가 니콜라스 반 렌스버그도 3차 대전을 예언한 인물이다. 

그는 “전쟁이 발발하면 전기 광선을 이용한 신무기가 하늘로 발사돼 전 인류를 죽음으로 내몰고, 지구를 피로 적시는 광경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 예언했다.

환영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1차 세계 대전을 비롯한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예언했던 그는 3차 대전의 발발 시점을 21세기 초로 전망했으며 ‘3차 대전이 발발할 무렵 무서운 전염병이 만연될 것’, ‘미국과 독일이 동맹국으로 싸우게 된다’는 등의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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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예언

이밖에도 3차 세계 대전을 말한 예언가들은 많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예언에 귀를 기울인다. 세계적으로 어떤 이슈가 나타날 때마다 그것을 역사 속 예언의 한 부분에 기대어 해석하려는 오랜 습관이 발동되는 것이다.

물론 그 반대편, 예언 자체에 대한 비난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예언이 모호한 형태로 기술되어 있기 때문에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식의 해석을 낳게 되고, 이는 다시 혹세무민(惑世誣民)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어떤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한 예언은 신빙성 자체가 없다는 얘기다.

사실 이 지적은 3차 대전에 대한 예언에도 적용된다. 어떤 근거에 의한 결과인지 아무도 모르는데다 실현 가능성도 전혀 장담할 수 없다. 일어나면 100%, 그렇지 않으면 0%의 극단적 확률 게임에 불과하다.

노스트라다무스의 2012년 종말 예언처럼 유명한 예언가들조차 정확한 예언만큼 빗나간 예언들도 많이 남겼다. 과학문명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오늘날에 비과학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예언의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고, 그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예언가들의 말을 마냥 흘려듣지 못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들이 언급한 3차 대전의 양상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인간이 만든 무시무시한 무기로 전 세계가 눈을 뜬 채 참사를 겪게 될 것이다.” “전쟁은 병사들에 의존하지 않는 기술전이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기 광선을 이용한 신무기가 하늘과 발사돼 전 인류를 죽음으로 내몰고 지구를 피로 적신다.”
어쩌면 이 예언들은 과학의 맹목적인 질주를 경계하라는 의미의 쉼표 혹은 애교어린 경고가 아닐까.


출처; 한국일보 2013.  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