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 어린양의 진노

2014. 2. 11. 21:40요한계시록

요한계시록 6장 9-17절.                                          

 

지난 시간 우리는 일곱 인의 재앙 가운데 네 번째 인의 재앙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이 재앙은 특별히 ‘말 탄 자의 재앙’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인이 떼어질 때마다 각기 다른 색깔의 말들이 등장하여 여러 가지 자연의 재앙이 내려지는데, 이 재앙으로 인류의 4분의 1이 죽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4분의 1이 죽는 엄청난 재앙이지만, 이는 재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은 말 탄 자의 재앙에 이어지는 다섯째 인과 여섯째 인이 떼어질 때 일어난 사건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섯째 인이 떼어지자 사도 요한은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다 순교당한 영혼들이 제단 아래서 ‘신원’하여 주길 청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여섯째 인이 떼어질 때는 큰 지진이 나고 하늘이 흔들리며 본격적으로 어린 양의 진노가 시작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핍니다.

 

 

I. 먼저, 다윗의 사자요 어린 양이신 예수님이 다섯째 인을 떼실 때에 하나님의 말씀과 저희의 가진 증거를 인하여 죽임을 당한 영혼들이 제단 아래서 ‘신원’하여 달라는 환상을 보았습니다(9,10절).

 

순교자의 환상인데, 여기서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다 순교를 당한 이들이 누구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환난 통과설을 주장하는 이들은 여기에 소개된 순교자들이 휴거되지 않은 교회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본문의 말씀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본문에 등장하는 순교자들은 교회 시대 전체 기간 동안에 순교한 성도들이 아니라, 7년 대 환난이라는 특정 기간 동안에 순교한 자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1. 10절에 보면, 순교자들이 ‘땅에 거하는 자들’을 심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죽인 자들이 아직 ‘땅에 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말씀입니다. 이들이 만일 교회 시대 전체 기간 동안에 순교한 영혼들이라면, 그들을 죽인 자들은 대부분 땅에 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죽어 음부에 머물고 있을 것입니다.

 

2. 11절 말씀에서는 순교자들을 죽인 자들에 대한 심판이 잠시 유예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그들의 동무들과 형제들도 자기처럼 죽임을 당하여 그 수가 차기까지 하라”는 말씀을 주시고 있습니다. 이는 7년 대 환란의 남은 기간 동안에 더 많은 순교자들이 생겨날 것임을 명시하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때 순교할 자들을 이미 순교한 자들의 ‘동무들과 형제들(fellow servants and brothers)’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순교의 고난에 참여할 자들이 이미 순교한 자들과 신앙적으로 또는 혈연적으로 매우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임을 추측할 수 있는 말씀입니다. 이미 오래 전에 순교한 사람들이 아니라, 동시대에 함께 고난을 겪고 있는 동무요 형제들이라는 겁니다.

 

3. 9절에서는 순교한 자들을 ‘죽임을 당한 영혼들’이라고 소개합니다. 여기서 영혼들로 번역된 헬라어 ψυχη는 영어로는 soul 혹은 spirit으로 번역됩니다. 육체와 분리된 영혼을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본문에 소개된 순교자들이 아직 육체의 부활을 경험하지 못한 상태라는 겁니다. 교회는 이미 7년 대 환란이 시작되기 전 부활의 영광에 참여했기 때문에 교회 시대 기간 동안 순교한 성도들을 ψυχη로 표현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9절에서 소개 된 ‘죽임을 당한 영혼들’은 7 년 대 환난의 기간 동안, 정확히 말하면 첫째 인으로부터 넷째 인이 떼어질 때까지 순교한 자들이라는 겁니다. 물론 이들도 7년 대 환난이 끝난 뒤에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는 잠시 주님 안에서 안식하며 그들의 동무 종들과 형제들이 순교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10절의 말씀에 보면 7년 대 환난의 초반기에 순교한 영혼들이 제단 아래서 하나님께 “우리의 피를 신원해 달라”고 요구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12절부터 묘사된 여섯째 인의 재앙은 이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II.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1. 먼저, 큰 지진이 일어난다 했습니다(12절). 또 지진이 일어난 후에 해가 총담같이 검어지고 온 달이 피같이 된다는 말씀을 보면, 지진과 함께 화산들이 터져서 화산재가 온 하늘을 덮을 것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예수님의 감람산 강화에서 소개된 네 가지 재앙이 전쟁, 지진, 기근, 온역이었는데 앞서 네 말 탄 자들의 재앙에서 등장하지 않은 지진의 재앙이 드디어 등장하고 있습니다.

원어를 보면 이 지진을 ‘σεισμοσ μεγασ’( a great shaking)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큰 흔들림이라는 뜻입니다. 이 지진이 있은 뒤에 “각 산과 섬이 제자리에서 옮기웠다”는 말씀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아마도 지축을 흔들고 지각의 변동을 가져오는 대 지진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지난 번 일본에서 일어난 9.0의 지진으로 일본 열도가 원래자리에서 5.3 미터 옮겨지고 지구의 자전축도 약 16.5cm 옮겨지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7년 대 환난 때 일어날 지진은 이보다도 훨씬 강도가 세고, 일부지역이 아니라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전 세계적인 지진이 될 것입니다. 이 지진의 결과로 태양과 달이 빛을 잃고, 산과 섬들이 제자리에서 옮겨지는 대 지각 변동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2. 두 번째, 하늘의 별들이 땅에 떨어질 것이라 했습니다(13절).

 

 

본문에서 묘사된 별(αστερεσ)은 유성과 혜성을 포함한 넓은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이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겁니다. 우리가 흔히 별똥별이라고 하는 것들이 바로 이런 유성들인데, 대부분의 유성들은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불타버리기 때문에 지구 환경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간혹 그 규모가 너무 커서 대기권을 통과하고 땅에 떨어지는 유성들이 있어왔는데, 그 때마다 유성이 떨어진 곳에는 산불과 해일과 같은 자연의 재앙이 일어났다는 겁니다. 이런 유성들이 대규모로 지구에 접근해서 하늘에서 떨어지게 된다면 그 자체로 엄청난 재앙이 될 것입니다.

 

 

3. 세 번째, 하늘이 두루마리가 말리는 것같이 떠나갈 것이라 말씀합니다(14).

 

두루마리에 말아 놓았던 종이는 이것을 펼쳐 놓아도 손을 놓아버리면 다시금 말려들어갑니다. 하늘이 이렇게 두루마리에 말아 놓았던 종이처럼 사라져 버린다는 겁니다. 본문에서 말하고 있는 하늘은 universe라기 보다는 sky로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푸른 하늘입니다. 이 하늘이 종이 축이 말리는 것같이 떠나갈 것이라는 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먼저, 산과 섬을 옮겨놓고 지구의 자전축을 옮겨 놓을만한 큰 지진이 일어난다면, 그 지진의 여파로 한 순간에 지구의 자전이 빨라지는 순간이 올 수 있다는 겁니다. 그 순간 땅에 있던 사람들이 하늘을 보게 된다면, 하늘이 마치 종이 축이 말리는 것같이 빨리 움직였다가 사라지는(낮에서 밤으로 혹은 밤에서 낮으로 급격히 변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 가설은 이렇습니다. 현재 하늘이 푸른빛을 띌 수 있는 것은 태양빛이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공기 분자와 이 빛이 부딪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종의 반사현상이라는 겁니다. 공기가 없는 달의 하늘이 검은 색깔을 띄는 이유도 여기 있는 것입니다. 하늘의 색깔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공기 분자 가운데 오존층이 있는데, 이 오존층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면 그야 말로 하늘(sky)이 종이 축이 말리는 것같이 떠나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15절에 보면 이 사건 이후에 “땅에 거하는 자들이 굴과 산과 바위 틈에 숨어 어린 양의 진노에서 우리를 가리우라”고 외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만일 오존층의 파괴로 사람의 피부를 태우는 태양광선이 여과 없이 내리쬐게 된다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굴과 바위틈에 숨어 이 재난을 피하고자 할 것입니다.

 

여하튼 이렇게 시작된 엄청난 재앙으로 사람들은 두려워 떨며 또 다른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요한계시록의 주제는 종말과 심판입니다. ‘어린 양의 진노’ 또는 ‘진노의 큰 날’로 묘사되는 종말과 심판의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겁니다. 9절 말씀에 보면 많은 순교자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저희의 가진 증거’로 인하여 죽임을 당했다고 했는데, 과연 저들이 전한 하나님의 말씀과 증거가 무엇이었기에 이처럼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죽임까지 당하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듭니다. 아마도, 순교자들의 중심 메시지는 종말과 심판에 관한 말씀이었을 겁니다. 이런 저들의 메시지가 ‘평화와 안전’을 약속하면서 이 땅에 낙원을 건설할 것을 공약했던 적그리스도와 그를 추종하는 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비난하고 핍박하다가 기회를 타서 대대적인 박해를 가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역사적으로도 종말과 심판을 예언했던 하나님의 일꾼들은 조롱과 핍박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노아가 120년 동안 방주를 만들며 홍수의 심판을 예언했지만, 그 누구도 노아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소돔성에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롯이 경고했지만, 롯의 사위들은 이 말을 농담으로 여겼습니다. 선지자 예레미야가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했지만, 완악한 유다 백성들은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말씀을 전하는 그를 잡아 가두고 죽이려 했습니다. 예수님이 유대인의 미움을 사서 십자가에 못 박힌 이유 중에 하나도 바로 예루살렘의 심판과 멸망을 예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핍박과 조롱이 있어도, 이 말씀을 증거하다가 죽임을 당하는 일이 생겨도 하나님이 깨닫게 하시고 알게 하신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이것이 종말의 때를 사는 성도들이 감당해야 할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이 세대가 가기전에/에레미야